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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선말의 황제 고종(재위 1863 ~ 1907)이 쓰던 것으로 전하여지는 갓이다. 이 갓은 고종이 썼다고 전하여지는 점과 만든 기법이 정교한 것으로 미루어 진사립으로 보인다. 진사립은 왕이나 높은 벼슬에 있던 사람들만 쓰던 갓으로 머리카락보다 더 가는 죽사(竹絲)를 재료로 하여 대우와 갓의 챙부분을 네겹으로 엮고 그 위에 중국산 촉사를 한올 한올 입혀 옻칠한 것으로 제일 좋은 제품이다. 임금이 쓰는 갓에는 대우 아래에 중국산 실을 물들여 꼰 붉은 실을 돌린다.
갓의 꼭대기 부분에는 날개를 활짝 펴고 중앙을 향하여 있는 네 마리의 박쥐무늬와 네 개의 구름무늬가 섞여 있는데, 무늬는 전체적으로 큰 편이어서 모자의 윗부분을 거의 채우고 있다. 갓끈으로는 호박의 한가지로 누른 빛을 띠는 밀화를 사용하였다. 구슬처럼 둥근 모양의 것과 봉처럼 긴 것을 교대로 꿰어 만들고 중앙에는 원통을 납작하게 자른 것 같은 모양의 밀화 덩어리를 배치하였다.
박쥐무늬와 구름무늬는 왕의 신분을 알려주는 문양이라고 하여, 갓의 꼭대기 부분과 은각 부분에 이 문양이 섞여 있는 것이 이 갓의 특징이다.